하나님께 묻다 (Questioning God)

인생은 힘겨운 여정입니다. 지난 2년을 돌아보면, 이 땅의 상황이 우리를 압도할 수 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어두운 세상을 헤쳐 나가는 동안, 우리에게는 상실과 질병과 불안 그리고 고통과 압박이 필연적으로 닥쳐옵니다. 예수님(예슈아)을 믿는다고 해서 문제없는 삶이 보장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인생의 어려움을 더욱 깨닫게 됩니다. 하지만 우리는 인생에서 직면하는 역경으로 인해 괴로워할 필요가 없음을 믿습니다. 왜냐하면 예수님께서 세상을 이기셨기 때문입니다 (요한복음 16:33).

제한적인 인간의 능력으로 전지전능하시고 무소부재하신 하나님의 성품을 이해하기 위해 시도할 때, 우리는 인생의 가장 어려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우리는 종종 우리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상황과 사건이 왜 일어나는지 이해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주님께 부르짖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해야 할 궁극적인 질문은, 삶 속에서 일어나는 모든 끔찍한 경험에 대한 해답을 얻지 못한다 해도 과연 우리가 주님을 믿는 믿음을 계속 지킬 수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태어난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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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심리학자인 샘 와스 박사(Dr. Sam Wass)가 진행한 영국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아이들은 매일 평균 73개의 질문을 합니다. 특히 4세 연령층에서는 일일 질문 수가 200~300개로 폭발적인 수치를 보입니다. 이 연구는 초등학교 교사, 의사, 간호사를 전부 합친 것보다 자녀를 둔 부모가 시간당 더 많은 질문을 받는다고 결론짓습니다. 우리 각자는 학교에서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왜’ 등의 의문사를 배운 것을 기억할 것입니다. 이러한 의문사를 활용한 질문은 비판적 사고를 장려하고 상황과 맥락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설명에 대한 욕구는 학습의 결과가 아닙니다. 위의 연구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는 유아기 발달에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이유를 묻는 질문은 주변 세계를 이해하고자 하는 열망을 표현하고, 답을 얻은 질문에 대한 이해는 안정감과 자신감을 높입니다. 질문은 아동기 발달의 중요한 부분일 뿐 아니라, 평생 동안 계속되는 배움의 과정입니다. 우리는 대체로 필요로 하는 정보가 부족한 경우에 질문을 합니다. 이를 테면, 몇 시인지를 묻는 단순한 질문도 마찬가지입니다. 또 우리는 질문을 함으로써 새로운 환경이나 관계 속에서 어색함을 깨뜨리고 대화를 시작하기도 합니다. 명확한 답을 가진 질문도 있고,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도 있습니다.

 

인생의 어려운 문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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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지내세요?(How are you?)”라는 단순한 질문은 사회적 상호 작용에 있어서 아주 익숙하고 습관적인 것이지만 대답하기에는 어려운 것일 수도 있습니다. 이 질문을 받은 우리는 먼저 묻는 사람의 동기를 생각하게 됩니다. 상대방은 내가 어떻게 지내는지 정말 알고 싶어하는 걸까요, 아니면 그저 예의를 지키는 것일까요? 그런 다음 우리는 진실되게 대답할지, 아니면 진부하게 대답할지 결정해야 합니다. 때때로 크리스천인 우리에게는 모든 것을 솔직하게 말할 수 없는 압박이 있습니다.  만일 좋지 않은 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대답한다면,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돌보심과 공급하심을 불신하는 것처럼 여겨질 것입니다. 이러한 압박은 삶의 시련과 고난에 의문을 제기하고 이해하려고 시도할 때 훨씬 더 강하게 다가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전지전능하시고 무소부재하시므로, 우리는 그분이 인생의 모든 어려운 질문에 신실하게 응답하실 것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 묻고자 하는 열망은 현대 크리스천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신앙의 시작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습니다. 랍비 조나단 삭스 경(卿)(Rabbi Lord Jonathan Sacks)은 이렇게 썼습니다. “믿음의 선진들은 하나님께 물었습니다. 위대한 선지자일수록 더 어려운 질문을 합니다. 아브라함은 ‘온 땅의 재판장이 공의를 행치 아니하시리이까’ 모세는 ‘여호와여 어찌하여 이 백성에게 재앙을 내리시나이까’ 예레미야는 ’여호와여 내가 소송을 제기할 때에 주는 항상 의로우시나이다 주의 공의에 대하여 내가 주께 말하리이다’라고 아뢰었습니다. 어찌하여 악인의 길이 형통한지, 믿지 않는 자들이 왜 편안히 살아가는지, 이것은 참으로 어려운 질문들입니다.”

욥기는 고통의 문제를 이해하려고 애쓰는 한 인간에 대한 놀라운 책입니다.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를 겪는 사람이 던지는 질문들을 담은 책이며, 왜 이렇게 끔찍한 일이 일어나는지 인간의 관점에서 답을 찾는 과정을 기록한 책입니다. 욥은 가장 어려운 질문과 씨름합니다. ‘의인이 고난을 받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처음에 그는 재물을 잃고 자녀들을 잃은 후에도 놀라운 회복을 보여줍니다. “주신 이도 여호와시요 거두신 이도 여호와시오니 여호와의 이름이 찬송을 받으실지니이다”(욥기 1:21b) 그러나 욥의 고난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고, 지독한 병으로 몇 달을 괴로워하며 상실감이 더욱 가중되면서 그의 고백과 결심은 점점 약해지기 시작합니다.

3장에 이르러 욥은 이유를 묻기 시작하고 이 장에서 일곱 번이나 질문합니다. 죽느니만 못한 삶을 위해 대체 왜 살아있어야 하는지 그는 의문을 제기합니다. 욥과 그의 친구들은 고난이 죄의 결과라는 잘못된 신학을 만들어냅니다. 죄로 인한 것이 아니라면, 주님의 거룩한 정의가 공정하게 집행되지 않고 있다는 난제에 부딪히기 때문입니다. 욥은 이렇게 선언합니다. “세상이 악인의 손에 넘어갔고 재판관의 얼굴도 가려졌나니 그렇게 되게 한 이가 그가 아니시면 누구냐” (욥기 9:24) 욥은 악인이 번영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분명 하나님께서 악인의 죄악에 대해 등을 돌리셨기 때문이며, 이 같은 불의가 주님의 잘못이 아니라면 과연 누가 책임을 질 수 있느냐고 주장합니다.

 

레토바(Gam Zu le’Tova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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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 주 레토바(Gam Zu le’Tovah)’는 ‘이것 또한 유익하다’라는 뜻의 히브리어 표현입니다. 여기서 ‘이것’은 인간이 겪는 시련이나 고통을 말합니다. 유대적 사고에서 이 표현은 나쁜 일이 왜 일어나는지 다 이해할 수 없을지라도, 심지어 부정적인 일도 전부 하나님의 뜻 아래에서 일어난다는 것을 믿는다는 개념입니다. 이것은 위로의 표현이며, 불행이 닥쳤을 때 인간은 이를 다각도에서 바라볼 수 있는 완벽한 관점을 갖고 있지 않기에, 우리 눈에 보기에 좋든 나쁘든 결국에는 모든 일이 유익하다는 것을 믿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렇지만 감당하기 힘든 참담한 상실 앞에서도 이 말을 진실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이스라엘 작가이자 BFP의 오랜 친구인 쉐리 맨델(Sherri Mandell)은 자신의 회고록 《상한 심령의 축복(Blessing of the Broken Heart)》에서 아들 코비(Koby)를 잃어버린 끔찍한 상실 그리고 치유와 빛을 향해 나아가는 여정에 대해 기록합니다. 코비와 친구 요세프(Yosef)는 어느 날 유대 광야에 가기 위해 학교를 결석했습니다. 그리고 이튿날, 잔인하게 살해된 두 사람의 시신이 동굴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왜 코비여야 했을까요? 왜 우리여야 했을까요?” 맨델은 이렇게 적어내려 갑니다. “심지어 욥도, 그처럼 의로운 사람도 참지 못하고 자신의 고난을 탓하며 하나님께 물었습니다.” 맨델은 심각한 상실 앞에서 ‘감 주 레토바’의 개념을 받아들이는 데 어려움을 겪는 자신의 모습을 인정했습니다. “팔레스타인 테러리스트들에게 아들이 돌에 맞아 죽는 것은 ‘감 주 레토바’라고 말하기엔 어려운 일 같습니다. 저는 결코 아들의 죽음이 유익하다고 말하지는 않겠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계획을 가지고 계심을 믿어야 하겠지요. 비록 그 계획이 제 마음을 무너지게 한다 해도 말입니다.”

랍비 엘리에셀 파르코프(Rabbi Eliezer Parkoff)는 우리가 욥의 세 친구처럼 상황을 단지 이성적으로만 바라본다면, 편향된 신학을 만들어내고 하나님에 대한 잘못된 주장을 펼칠 위험이 있다고 경고합니다. 그는 또 우리가 지적 추론에만 머문다면, 논의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즉 ‘궁극적으로 우리에게 요구되는 것은 단순한 믿음이라는 사실’을 놓치게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물론 우리는 우리의 이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최대치의 이해를 이끌어 내야 합니다. 우리는 가능한 깊이 있게 생각하며 문제에 접근해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의 모든 이해 아래 깔린 기초석은 단순한 에무나(emunah, 믿음)여야 합니다.” 맨델 역시 이와 동일한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저는 하나님의 계획을 믿어야 합니다.”

 

하나님께 묻는 것은 죄인가?

 

하나님께 질문하는 것은 그 자체로 악한 것이 아닙니다. 하박국에서 우리는 하나님의 섭리에 의문을 제기하며 씨름하는 훌륭한 선지자의 예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하박국은 바벨론의 손에 유다가 멸망할 것을 예언했고, 왜 주님께서 바벨론과 같은 악한 나라를 사용하여 유다를 벌하시는지 알고 싶어했습니다 (하박국 1:12-17). 감히 그는 하나님께 대답을 요구합니다 (하박국 2:1). 주님은 유다의 징벌에 대한 그분의 계획을 명확히 알려주시고, 충동적인 선지자에게 겸손과 믿음이 필요하다고 촉구하십니다 (하박국 2:4). 주님은 계속해서 하박국에게 설명하시면서, 모든 사람이 그분 앞에서 잠잠하고 그분의 지혜와 공의를 의심하지 말라고 명하십니다 (하박국 2:20). 비록 이것은 강한 책망의 말씀이지만, 주님은  이어서 그분 앞에 충실한 자들을 위한 영광스러운 구원의 계획과 그들의 원수들을 멸망시키게 될 것을 계시해 주십니다. 하박국은 주님의 지혜와 최종 승리에 대한 믿음을 확증함으로써 글을 맺습니다 (하박국 3:17-19).

랍비 삭스가 말하듯이, 그리고 하박국 선지자가 경험했듯이, ‘질문하는 것은 성장하는 것’입니다. 의심과 불신앙은 죄일 수 있지만, 진실된 마음으로 주님께 이해를 구하는 것은 죄가 아닙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성품을 훼손하는 질문을 하거나, 반항적이고 교만한 마음으로 하나님의 주권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분명 문제가 됩니다. 여호와께서는 우리의 질문으로 협박당하지 않으시며, 사실 그분께서는 우리와 참된 관계를 맺기 원하십니다. 성장기 아이들이 이해를 얻고 안정감과 자신감을 키우기 위해 질문을 하는 것처럼, 저는 우리가 그분과의 관계 속에서 이러한 방식으로 성장하도록 주님께서 우리를 초대하신다고 믿습니다. 그러므로 가장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우리가 믿음으로 나가는지 아니면 불신으로 나가는지, 주님께서 꿰뚫어 보시는 우리의 마음의 태도인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응답하실

 

Maddie Hunt/bridgesforpeace.com

이번 티칭레터를 통해, 우리는 특정 기준 안에서 하나님께 질문할 자유가 있음을 확인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주님께서 우리의 질문에 항상 대답하시거나 또는 우리가 기대하는 방식으로 응답하실 것이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주님께서는 우리가 그분을 신뢰하기를 기대하시지만, 우리의 신앙 생활에서 그것은 어려운 일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주님께서 행하시는 일과 우리에게 명하시는 일을 우리의 머리로 정확히 이해될 때까지 우리의 순종이 보류되어서는 안 됩니다. 이 땅을 살아가는 신앙의 여정에서 우리는 질문을 던지는 것뿐만 아니라 믿는 것에 있어서도 어린 아이와 같이 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쉴 새 없이 쏟아내는 ‘왜’라는 질문에 ‘왜냐하면’으로 시작하는 부모의 단순한 대답에도 만족해야 하는 자녀처럼, 우리는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것들을 어린 아이처럼 받아들일 필요가 있습니다. 이것은 살아계신 하나님께서 영광 가운데 그분의 풍성하심을 따라 우리의 유익을 위해 일하신다는 것을 알고 신뢰하고 믿는 것입니다.

사도 바울은 고난과 역경 가운데 주님께 질문하고 이해하고 부르짖어 응답 받고자 하는 인간의 욕구에 대해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바울이 로마인들에게 보낸 편지에 기록된 말씀, 다가올 영광에 대한 약속의 말씀으로 여러분의 시련 가운데서 담대하고 용기를 내십시오. 그 어떤 것도 우리를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습니다. “우리가 알거니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의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 (로마서 8:28)

 

네이슨 윌리엄스 목사(Rev. Nathan Williams)

Bridges for Peace 마케팅팀 이사

Bibliogra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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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ds Struggle to Answer” SWNS Digital. Accessed December 2021. https://swnsdigital.com/
uk/2017/12/kids-ask-a-staggering-73-questions-every-day-half-of-which-mums-and-dadsstrugg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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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ckey, Eleanor. “Why Do Toddlers Ask Why?” Rise and Shine. Accessed December 2021. htt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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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dell, Sherri. The Blessing of a Broken Heart. London: The Toby Press, 2003. pp. 41, 168–169.
Parkoff, Rabbi Eliezer. Fine Lines of Faith. Jerusalem/New York: Feldheim Publishers, 1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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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cks, Rabbi Lord Jonathan. Haggadah: Hebrew and English Text with New Essays and Comment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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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enazy, Lenore. God Gave Us Lemons for a Reason. Accessed December 2021. https://forward.com/
articles/153004/god-gave-us-lemons-for-a-reason/
“What Were the Questions that Habakkuk Asked God?” Bible Ask. Accessed December 2021.
https://bibleask.org/questions-habakkuk-asked-g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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