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과 함께 거하는 것 (Building a Dwelling)

저는 매주 토라(창세기-신명기) 포션을 읽으며 유대인의 삶에 동참합니다. 토라 포션은 1년 동안 토라를 통독할 수 있도록 정해진 말씀 본문입니다. 토라에 정통하신 예수님(예슈아)은 토라 말씀을 자주 인용하기도 했습니다. 사도들의 기록(신약 성경) 또한 토라와 타나크(구약 성경)의 확실한 토대에 기초할 때 더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토라 포션 중 출애굽기 25~27장을 묵상하는 주간의 주제는 테루마(Terumah)입니다. 테루마는 기부, 예물, 헌금을 뜻하며, 해당 토라 포션은 하나님께서 성막과 성소 안의 물건들을 만드는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주시는 내용으로 시작합니다.

모든 대규모 프로젝트는 콘셉트를 도출하는 과정부터 완성까지 여러 단계로 이루어 집니다. 여러분이 집을 짓거나 교회 건축 프로그램에 참여한 적이 있다면 직접 경험해 보았을 것입니다. 콘셉트를 정한 후에는 몇 가지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중요 합니다. 다음 단계로, 아티스트들의 경우에는 결과물의 모습을 구현해보는 렌더링 작 업을 진행하기도 하고 건축가들은 청사진을 그리기도 합니다. 이러한 작업을 거친 후 에는 건축을 위한 예산을 세우고 자금을 마련해야 합니다. 이러한 모든 단계가 완료되 어야 실제 공사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왜 하나님의 처소를 세워야 하는가?

jdblack/pixab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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랍비 조나단 삭스(Jonathan Sacks)는 “왜 하나님의 처소를 세워야 하는가?”라는 질 문에 대한 답변으로 다음의 글을 썼습니다. “성막은 이스라엘 최초의 예배당이자 유대 인들이 하나님을 위해 지은 최초의 집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표현은 역설적으로 느껴지고 모순되기까지 합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그 무엇보다 크신 분 인데, 어떻게 하나님을 위한 처소를 지을 수 있을까요?”

솔로몬 왕은 하나님의 또 다른 집인 첫 번째 성전을 건축할 때 위와 같은 점을 지적했 습니다. 하나님이 참으로 땅에 거하시리이까 하늘과 하늘들의 하늘이라도 주를 용납 하지 못하겠거든 하물며 내가 건축한 이 성전이오리이까(열왕기상 8:27).

또한 전능하신 분의 말씀으로 이 점을 언급했습니다. 여호와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 되 하늘은 나의 보좌요 땅은 나의 발판이니 너희가 나를 위하여 무슨 집을 지으랴 내가 안식할 처소가 어디랴 (이사야 66:1). 또한 랍비 조나단 삭스는 이렇게 덧붙였습니다. “하나님의 집을 짓는 것은 불가능해 보일 뿐만 아니라 불필요한 일입니다. 무소부재하 신 하나님은 어디에나 계실 수 있습니다. 그분은 가장 깊은 구덩이나 가장 높은 산에도 계실 수 있으며, 도시 빈민가나 대리석과 금으로 장식된 궁전에도 계실 수 있는 분이십 니다. 이 질문에 대한 근본적인 대답은 하나님은 건물 안에 사시는 분이 아니라는 것에 서 출발합니다. 하나님은 돌로 지어진 구조물이 아닌 건축자들, 즉 사람의 마음 안에 거하시는 분이십니다. 유대 현인 및 학자들은 이러한 점이 토라 포션에 나타난다고 말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내가 그들 중에 거할 성소를 그들이 나를 위하여 짓되 (출애굽 기 25:8)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그들 중에 거하기 위해’ 성소를 짓게 하 신 것입니다.

유대인들에 따르면, 모세가 자리를 비운 40일 동안 불안에 떨던 이스라엘 백성들이 금송아지를 만든 사건 이후,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에게 그분의 임재를 시각적으로 상기시켜줄 하나님과 만날 장소가 필요하다고 결정하셨다고 합니다.

이에 대해 랍비 조나단 삭스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습니다. “이것이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내가 그들 중에 거할 성소를 그들을 시켜 지으라’고 말씀하신 이유입니다. 여기에서 핵심적인 키워드는 ‘거하다(sh-kh-n)’라는 동사입니다. 이 단어는 하나님과 관련하여 이전에는 사용된 적이 없는 단어입니다. 이 단어를 통해 성소를 의미하는 미쉬칸(Mishkan)이라는 단어와 거룩한 임재를 의미하는 쉐키나(Shekhinah)라는 단어가 만들어졌습니다. 또한, ‘거하다(sh-kh-n)’라는 단어의 중심이 되는 개념은 친밀감입니다. 관련 있는 단어인 히브리어 샤크헨(Shakhen)은 옆집에 사는 사람, 즉 이웃을 의미합니다. 하나님께서 이들에게 원하셨던 것은 바로 하나님을 우리 옆집 이웃처럼 가깝게 느끼는 것이었습니다.”

성막에 대한 개념은 결국 하나님과 가까워지는 것입니다. 성막의 풍요로움과 그 안의 물건들은 하나님의 영광과 더불어 모든 필요를 공급하시는 그분의 능력을 끊임없이 상기시켜 주었습니다.

하나님의 패턴

하나님께서는 성막의 형태와 기능에 대해 구체적으로 지시하셨습니다. 하나님은 세부 사항에 관여하시는 것을 좋아하십니다. 출애굽기 25장 8-9절에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그들 중에 거할 성소를 그들이 나를 위하여 짓되. 무릇 내가 네게 보 이는 모양대로 장막을 짓고 기구들도 그 모양을 따라 지을지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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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옷 만드는 것을 즐겨합니다. 남편 톰과 저를 위한 옷을 만들기도 하고, 다른 사람에게 선물하기 위한 옷도 많이 만들었습니다. 옷을 만드 는 과정에서 패턴을 주의 깊게 따르 면 늘 좋은 결과물의 옷을 만들 수 있 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스스로 디자 인하거나 마음에 드는 옷을 똑같이 만들어보려고 시도하면 결과가 좋지 않았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성막을 임의로 만들 도록 두지 않으시고, 각 기구들과 성 막 건축에 대해 매우 구체적으로 지 시하셨습니다. 모세가 하나님께서 지 시하신 패턴을 따랐다는 사실은 토라 에 언급되어 있으며, 사도들의 기록 (신약 성경) 중 사도행전과 히브리서 에서도 언급됩니다. 출애굽기 25장 9절에 사용된 히브리어 타브닛(Tavnit)라는 단어는 유사성, 모델, 형상, 계획, 형태라 는 뜻으로도 번역됩니다.

하나님의 패턴이 건축 프로젝트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패턴은 그분 의 자녀들이 삶을 살아가는 데에도 적용됩니다. 그리고 이 패턴은 성경에서 찾을 수 있 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방법으로 행할 때 축복의 자리를 거닐게 됩니다. 하나님은 우 리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허락하시지만, 자기 생각에 따라 선택하는 것은 때로 우 리 자신의 삶과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매우 불편하고 파괴적인 결과를 초래하기도 합니다.

사실 저는, 전문가가 만든 패턴에 따라 옷을 만들었을 때 더 아름답고 유용한 옷을 만 들 수 있었습니다. 우리의 삶에 하나님의 패턴을 적용할 때, 같은 일이 나타날 것이라 고 기대합니다. 하나님의 패턴을 통해 우리는 더 아름답고 유용한 삶을 이루어 갈 수 있습니다.

드림

하나님께서는 모세에게 비전을 주시면서, 그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는 방법도 함께 알려주셨습니다. 모든 프로젝트에는 예산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예산 없는 프로젝트는 실현되지 않은 이상으로만 남기 마련입니다. 이를 위해 하나님께서 하신 첫 번째 일은 모세에게 성막(미쉬칸, Mishkan)을 위한 자금을 모으라고 지시하신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서 출애굽기 25장 2-7절에는 헌납할 수 있는 예물에 대해 매우 상세하게 나와있습니다.

가장 첫 번째로 하나님께서는 기쁜 마음으로 드리는 예물을 원하셨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에게 헌물에 대해 강요하지 않았고, 헌물의 규모 또한 정해진 것은 없었습니다. 다만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의 비전과 이를 위한 필요에 대해 전달받았습니다. 이스라엘 자손에게 명령하여 내게 예물로 가져오라 하고 기쁜 마음으로 내는 자가 내게 바치는 모든 것을 너희는 받을지니라 (출애굽기 25:2) 중요한 것은 마음입니다. 하나님은 언제나 그분을 사랑하고, 예배하며, 기쁜 마음으로 드리는 사람을 원하십니다. 각각 그 마음에 정한 대로 할 것이요 인색함으로나 억지로 하지 말지니 하나님은 즐겨 내는 자를 사랑하시느니라 (고린도후서 9:7).

그럼에도 자유의지로 드리는 헌물은 매우 구체적이었습니다. 자신이 원한다고 해서 아무것이나 드릴 수 없었고, 매우 구체적인 헌물 목록이 있었습니다. 헌물 목록에는 금, 은, 동, 청색 실, 자주색 실, 홍색 실, 고운 모시 실, 염소 털, 붉게 물들인 숫양 가죽, 아카시아 나무, 등잔용 기름, 예식용 기름에 넣는 향품, 분향할 향에 넣는 향품, 에봇과 흉패에 박을 홍옥수 및 그 밖의 보석이 포함되었습니다. 그렇다면 광야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이 귀한 물건을 어떻게 마련했을까요?

이스라엘 백성들이 애굽(이집트)을 떠나올 때,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애굽 사람들의 물품을 요구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여인들은 모두 그 이웃 사람과 및 자기 집에 거류하는 여인에게 은 패물과 금 패물과 의복을 구하여 너희의 자녀를 꾸미라 너희는 애굽 사람들의 물품을 취하리라 (출애굽기 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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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상황은 여전히 답이 없는 질문을 남깁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어떻게 이 모든 물건을 운반했을까요? 이들에게는 당나귀나 낙타 등의 가축이 있었을 것입니다. 아카시아 나무는 운반이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아마도 광야에서 아카시아 나무를 발견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다른 유대 전승으로는 하나님께서 에덴동산의 재물을 감추어 두셨다가 성막 제작을 위해 모세에게 그 위치를 알려주셨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전승이 크게 와닿지 않습니다. 모세가 그 모든 재물에 접근할 수 있었다면 사람들에게 헌물을 요 청할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하나님께 드리는 모든 예물을 귀하게 여기십니다. 예수님(예슈아)은 아주 적은 돈이더라도 자원하는 마음으로 드린 과부를 칭찬하셨습니다.

하나님께 예물을 드리는 것은 우리 자신을 축복의 자리에 두는 것입니다. 말라기 3장 10-12절은 이렇게 말합니다. 만군의 여호와가 이르노라 너희의 온전한 십일조를 창 고에 들여 나의 집에 양식이 있게 하고 그것으로 나를 시험하여 내가 하늘 문을 열고 너희에게 복을 쌓을 곳이 없도록 붓지 아니하나 보라. 만군의 여호와가 이르노라 내가 너희를 위하여 메뚜기를 금하여 너희 토지 소산을 먹어 없애지 못하게 하며 너희 밭의 포도나무 열매가 기한 전에 떨어지지 않게 하리니. 너희 땅이 아름다워지므로 모든 이 방인들이 너희를 복되다 하리라 만군의 여호와의 말이니라 헌금은 단순히 돈이나 물 건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하나님께 우리의 마음을 주저하지 않고 기꺼이 드릴 때, 우리 는 하나님께로부터 오는 축복의 자리에 있게 됩니다.

하나님과 함께 거하기 

하나님은 우리와 함께 거하고 싶어 하십니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일입니까! 장막에 해당하는 단어인 미쉬칸(mishkan)은 이웃을 의미하는 히브리어와 관련이 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와 가까이 있기를 원하십니다. 희생 제사는 결국 가까이 다가가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희생을 의미하는 히브리어 코르반(Korban)은 가까운 친척이라는 단어와도 관련이 있습니다. 시편 91편 1절은 이렇게 말합니다. 지존자의 은밀한 곳에 거주하며 전능자의 그늘 아래에 사는 자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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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우리는 더욱 하나님께 가까이 나아가야 합니다. 우리는 어떻게 하나님께 가까이 나아갈 수 있을까요? 가장 좋은 방법은 하나님과 그분의 말씀을 우리 마음과 삶의 중심에 두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중심에서 멀어지지 않아야 합니다. 우리는 하나님과 더욱 가까워지기를 원하는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고 하나님의 사랑을 나눠야 합니다. 축복은 그분과 가까이 거하고 함께하는 데서 비롯 되기 때문입니다.

삶으로의 적용

앞서 말한 ‘하나님의 패턴, 드림, 거함’ 이 세 가지 키워드를 여러분이 계속 기억하기를 원합니다. 경건한 삶을 살기 위해 하나님의 패턴을 모두가 함께 공부하기 원합니다.

축복은 우리의 방식과 의지대로 행동하는 것이 아닌 하나님의 방식으로 생활하는 데서 옵니다.

하나님의 목적과 그분의 프로젝트를 위해 우리의 재물을 드립시다. 하나님께서 브리 지스 포 피스(Bridges for Peace)에게 지시하신 것은 유대인들에게 실질적인 방법으 로 그분의 사랑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후원금 모금은 어려운 일이지만, 하나님의 백성 들이 자원하는 마음으로 동참하는 것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저에겐 큰 축복의 자리입 니다.

하나님과 함께 거하는 것, 즉 예수님(예슈아)께서 요한복음 15장에서 말씀하신 대로 ‘함께하는 것’은 우리에게 가장 큰 기쁨이 되어야 합니다. 하나님의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 말씀을 듣고 공부하는 것, 예배와 찬양과 기도에 헌신하는 것을 우선순위로 삼읍시다. 오늘은 하나님과 함께하기에 더없이 좋은 날입니다.

Bibliography

Sacks, Rabbi Lord Jonathan. “The Gift of Giving.” Jonathan Sacks: The Rabbi Sacks Legacy. https://www.rabbisacks.org/covenant-conversation/terumah/the-gift-of-giv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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